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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Essay

12.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의 충돌 [Essay]

by sonpang 202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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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에서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이 충돌하는 사례를 찾아보고, 그러한 충돌의 배경에 존재하는 이 시대의 가치관 및 법감정의 변화를 분석해 보시오.

 

법의 합목적성은 법이 그 시대의 사회나 국가의 이념에 부합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합목적 성의 핵심적인 요소는 정의이다. 그런데 법은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를 규율하기 때문에 한 시대의 사회나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에 따라 법(혹은 법적 정의)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 어 모든 살인죄에 대해 구별 없이 동등하게 처벌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존속살인죄’에 대해 가중처벌을 적용한다. 이는 동아시아의 지배적 이념이었던 유교 사상이 반영된 것으로, 한국의 경우 유교적 이념이 와해된 오늘날까지도 그 영향력을 잃지 않고 있다.

 

한편 법이 자주 변경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이다. 법적 안정성은 정의에서 그 근거를 얻어야 하지만, 때로 기존의 질서를 부정하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 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기에서 얻어지는 이익보다 현전하게 클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의 측면이 정의 보다 더 고려되기도 한다. 법적 안정성에는 ‘명확성의 원칙’이 존재하는데, 이는 법의 형식적 명료성 과 내용적 예측가능성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는 명확성 판단의 주체로 건전한 상식과 통 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을 들고 있다. 법의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은 대립하면서도 동시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면서도 상호의존 적이다. 두 이념 중 무엇을 더 중시할 것인가는 당대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패러다임의 문제이 기도 하고 법적 판단의 주체인 국민들의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 법감정이란 인간이 법에 대해 갖고 있는 직관적인 태도, 가치관, 정서를 말한다. 인간이 법적인 문제를 접했을 때 갖게 되는 근본적인 정조가 법 감정이다. 법은 상식을 가진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므로 법 감정은 중요한 고려사항이라 할 수 있다.(신법률학사전, 법률신문사, 1993, ‘법감정’ 항목 참조)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특성 때문에 법제가 헌법에서부터 다른 나라와 차이가 존재한다. 최근 정부가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한 데 대해 인권 단체들이 강한 비판과 우려를 제기하였다. 이때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행정의 법적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었는지 많은 논란이 되었다. 우리나라(남한)에서의 북한주민의 법적지위를 논할 때 한국민사법을 북한주민에게 적용할 경우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이 충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헌법 제 3조 영토조항과 제 4조 평화통일조항은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에 따라 우위에 있는 조항이 달라지기 때문에 남북관계 관련 하위 법률을 제정할 때 많은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또한 1996년 대법원 판례와 2000년 헌재는 최소한 북한주민이 이미 국내에 있는 경우, 당사자가 원하는 한 국적을 인정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다만 국적법 2조는 최초의 국민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이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한국 국제(대한제국의 헌법)에서 제국민이였던 사람들이 강제이주 등을 사유로 국적이 모호해져 명문화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따르고 임시정부는 대한제국에 뿌리를 둔다고 생각한다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국외에 거주하는 동포들까지 국적을 취득하게 하는 것이 당연하였다. 하지만 경제적여력과 방법의 문제로 어려웠기 때문에 포기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출발과 같은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 데 드는 비용이 발생하는 이익보다 현전하게 커 정의보다 법적 안정성을 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앞의 상황이 법적 안정성만을 최우선 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도입부에서 말한 것처럼 헌법에서부터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즉, 정의와 법적 안정성보다는 행정편의주의에 입각한 입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통일을 고려하여 최대한 상위법과 하위법의 관계에 빈틈을 두어 통일이 되었을 때 법의 변경을 최소화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제시문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법의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은 대립하면서도 동시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상호의존성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상호의존성은 법의 안정성와 법의 합목적성 모두 입법 또는 법령의 개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법적 안정성과 법의 합목적성인 정의의 심각한 대립상태일 때는 어떻게 하여야 될지 고민해 보았다. 나는 법은 올바른 정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법의 합목적성이 우선한다는 견해.) 법과 사회생활에서 나오는 정의가 불가분한 관계이며, 사회생활을 위한 것이 법이라면 결국 일상의 사회생활을 주의 깊게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Q&A에서 제기하였던 바와 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방법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관찰에서 출발하여 경험적 자료를 분석하고 종합함으로써 실재적인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특정한 문제에 대해 반드시 명료한 답을 세우기 위해 무리한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 모호한 것은 모호한 상태로 남겨 놓기 때문에 우리는 올바른 정의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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